기다리고 기다리던 7월 미국 CPI 데이터가 수요일 밤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시장에서는 계절 조정을 하지 않은 7월 연간환산 미국 CPI 수치가 8.7%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 중이며, 이는 지난번 9.1%보다 소폭 하락한 수치입니다. 만약 CPI가 하락한다면 이는 미국달러에 압박을 초래해 달러 이외의 통화들과 금값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투자자분들은 계절 조정을 하지 않은 7월 연간환산 미국 ‘근원 CPI’ 수치는 6.10%로 예측된다는 점을 명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근원 CPI는 지난번 5.90%에 비해 지속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며,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미국달러의 하방세가 제한적일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달러는 추후 여전히 반등할 여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율이 지속 상승하는 와중에, 시장에서는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점차 과열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글로벌 에너지 수요가 점진적으로 하락할까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이들이 최근들어 원자재 투자자산을 매도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 크루드오일 가격은 거의 10%가량 하락했습니다.
에너지 가격의 급락은 7월 미국 CPI의 하락을 초래했습니다. 특히 가솔린 가격의 하락은 시장으로 하여금 CPI 데이터가 지속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지난번의 유가 급등으로 인해 일부 미국인들은 이동 패턴을 바꾸고 운전 거리와 빈도를 줄이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지난 2개월 동안 미국의 가솔린 가격은 근 10년을 통틀어 가장 빠른 속도로 하락했습니다. 미국의 81,000곳이 넘는 주유소들은 어느덧 연료비를 갤런당 $3.99 수준으로 조정했습니다. 미국 주유소 비교어플 ‘가스버디(GasBuddy)’의 드한(DeHaan) 석유분석팀장은 미국 대부분의 권역에서 유가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식료품 가격의 하락 소식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UN 국제식량농업기구의 8월 5일자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식료품 가격지수는 7월에 8.6%만큼 하락했으며, 이는 2008년 10월 이래로 가장 큰 하락폭이라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밀 가격은 14.5% 하락, 옥수수 가격은 10.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국제유가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라는 리포트를 내놓았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아직 유가를 지탱할 견조한 요인들이 존재하며, 최근 몇 개월 동안의 불충분한 공급량이 예상보다 심각했다는 점을 한 가지 이유로 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골드만삭스는 런던 유가는 3분기에 배럴당 $110로 상승할 것(기존 $140 전망치에서 $30 하향 조정)이며, 4분기에는 $125로 상승할 것(기존 $130 전망치에서 $5 하향조정)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비록 골드만삭스가 유가 분기예측 수치를 하향조정하기는 했지만, 겨울이 다가오는 만큼 크루드오일 가격은 보다 높이 상승랠리를 이어나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7월 CPI 데이터가 과연 미국 인플레이션 리스크의 점진적인 하락 시그널을 줄 것인가?’에 대해 궁금증을 제기할 수 있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질문에 대한 판단을 하기에는 시기상조입니다.
인플레이션율이 시장 예측대로 하락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경우 연준위가 공격적 금리인상을 감행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이 줄어들 것이며, 머지않아 미국달러는 하방압박을 받고 반대급부로 금값은 상승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선 비교적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 데이터를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시장에서는 근원 CPI 데이터가 지속 상승할 것으로 예측 중이며, 이는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로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이는 시장의 핵심 관심쟁점 중 하나입니다. 만약 근원물가지수가 지속 상승한다면 이는 금값의 상승세에 역효과를 주어 금값의 상방 모멘텀에 제약을 걸게 될 것입니다. 또한, 국제유가의 장기 상승 전망에 대한 투자은행들의 관점 또한 현상 유지중인 상황입니다.
연간환산 CPI 데이터 예측치 또한 에너지·식료품 가격 하락으로 인해 하향조정된 상황입니다. 다만 지정학적, 세계경제적 관점에는 여전히 상당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에너지·식료품 가격이 추후에 안정화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 미국 CPI의 미래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은 미국달러의 하방세에 제약을 걸 수 있습니다. 또한, 투자자분들은 9월 금리인상 방향성에 대한 연준위 관료들의 공개발언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