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를 돌이켜보면, 글로벌 에너지 비용 상승은 국제적으로 상징적인 해프닝이었습니다. 전력 및 천연가스값 폭등은 유럽 에너지 공급 기업들을 줄줄이 파산시켰죠. 이는 업계 내부자들이 사전에 예견한 사안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생각보다 빠르게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뉴스에 따르면 40곳이 넘는 에너지 공급 기업들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입니다.
비록 조기 경보가 있기는 했지만 에너지 기업 줄파산은 다방면에 걸쳐 일어났고, 해당 업계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주어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습니다. 이번 에너지 위기의 영향으로 싱가포르에서는 5개의 소매업계 대기업이 파산했으며, 이로 인해 약 14만 가구와 1.1만개 업체가 영향을 받았습니다. 한편, 동일 기간 동안 영국의 에너지 공급 기업 대부분은 적자를 보면서도 계속 운영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번 에너지 대량 쇼크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 것이며, 미래에도 퍼져나갈 것인지를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에너지 위기, 어디서부터 시작된걸까?
현재 유럽에서 주로 소비되는 에너지원은 크루드오일, 천연가스, 석탄입니다. 하지만 이 에너지 3종은 높은 수입 의존도를 보입니다. 더욱이 2021년 2분기 이후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했고, 인플레이션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에너지 수요에는 큰 변화가 없었기에 결과적으로 에너지 위기가 발발된 것입니다.
여기서의 가장 큰 문제는 에너지 공급망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석유 및 천연가스에 대한 총 글로벌 투자는 팬데믹 이전 시기에 비해 26% 가량 하락했습니다. 유럽 천연가스 생산은 지난 2년간 서서히 감소했습니다. 따라서 유럽 지역은 에너지 수입에 큰 의존을 하고 있습니다. 유럽 수요량의 35%를 책임지는 러시아 천연가스는 시장 안정화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지정학적 갈등과 겨울 한파로 인해 유럽-러시아 사이의 에너지 공급 계획은 다소 위태로워진 상황입니다. 2021년 이래로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이동하는 가스량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겨울 계절이 다가옴에 따라 러시아를 포함한 에너지 공급국가들의 자국 내 에너지 수요가 상승했고, 이로 인해 해외수출은 감소했습니다. 더욱이 계속해서 급변하는 미국-러시아 외교관계를 고려한다면 러시아가 앞으로도 유럽측에 천연가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주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또한, 아시아에서의 천연가스 수요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러시아는 신흥국에서의 기회를 검토할 것이며, 앞으로는 아시아에서의 천연가스 공급을 늘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유럽에 대한 공급 약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만약 이것이 현실이 된다면 이번 유럽 에너지 기업 대량 쇼크 사태는 그저 시작에 불과하게 될 것입니다.
에너지청 자료에 따르면 유럽 천연가스 공급 계약가는 불과 6개월 전까지만 해도 18유로/MWh였으나 11월에 23% 상승해 117.50유로/MWh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2020년 5월 저점에 비하면 1000%가 넘게 상승한 수치입니다.
가장 영향받는 업계는?
유럽대륙에 한파가 상륙하면서, 에너지 위기 속 전력 부족현상이 초래되며 유로존 경제 회복이 차질을 겪고 있습니다. 천연가스 및 전력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제조업체들은 중대한 재정 압박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철강, 비료, 시멘트, 종이 등을 포함한 유럽 11개 산업협회는 최근의 에너지 위기는 에너지집약 기업들로 하여금 “감당할수 없는”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했으며, 이는 산업 줄파산을 일으켜 경제 침체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콜롬비아대학교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의 앤-소피 코르보 연구원은 작금의 상황은 그저 에너지 비용만이 문제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식품과 난방은 둘 다 필수재입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난방 관련 문제를 겪고 있는데, 반면 식품 가격 상승 리스크는 좀 더 미래에 구체화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점점 정도가 심각해지는 이번 에너지 위기는 2021년 10월 부로 유럽 주식시장이 날카롭게 격변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에너지 부족현상을 우려하는 시장 공포는 극심한 한파가 시작되며 점점 심화되었습니다. 아직까지 관련주 실적 또한 경제 사이클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에너지주 실적을 살펴볼 경우, 에너지주는 21년 10월 전까지는 상당한 매출을 누적해왔지만 최근들어 시장 조정이 찾아왔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주 월요일,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4 거래일 연속 하락했으며 이는 시장의 과잉공급 현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해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위험요인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말은 아닙니다.
유럽 에너지 위기는 추후 어떻게 진전될까요?
세계경제의 지속적인 회복세 속에서 일부 국가들은 점진적으로 여행을 일부 허용하며 국경을 재개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여러 국가들에서 크루드오일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했고, 이는 가솔린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유가 및 천연가스 가격은 2022년에 추가 상승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유럽 에너지 위기에 부적절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2021년에 729%만큼 상승했고, 전력 가격은 500% 상승했음을 경고했습니다. 만약 에너지 가격이 지속 상승하게 된다면, 최악의 경우에는 글로벌 규모의 “시장 위기”가 촉발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에너지 위기는 우리 사회가 청정 에너지원 전환기 속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크루드오일, 천연가스, 석탄과 같은 전통적인 에너지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살펴보면 청정에너지 인프라는 아직 완전히 설립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때문에 청정에너지원을 에너지 산업에 적용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한편, 뒤집어 생각해보면 현재의 에너지 위기는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의 개발 속도를 가속화하는 기회의 장이 될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