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금리 상승은 올해 초부터 자금시장의 큰 화두로 떠올랐고, 금융시장의 집단변동성을 촉발했습니다. 미국의 견조한 경제회복 전망이 예측되는 현재,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지속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러 기관들은 올해가 끝나기 전에 국채 금리가 2%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이들이 미 국채금리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궁금한 점은 우리가 국채 금리 변화에 따라 어떤 예측을 하고 어떤 투자 결정을 하면 될지입니다. 우선, 국채 금리와 각 자산군 사이의 추세 연관성을 파악해야 합니다.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
금리 상승은 미국 경제가 성장함을 나타내며, 한편으로는 인플레이션 과열 전망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인플레이션율은 중앙은행 통화정책과 긴밀한 관계가 있습니다. 만일 인플레이션이 너무 빨리 진행되면 중앙은행은 긴축 통화정책을 펼치게 되며, 이는 외환시장에 파급효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은 고금리 통화를 쭉 보유하게 되며, 저금리 혹은 마이너스 금리 통화는 매도하게 됩니다.
A 국가와 B 국가 사이의 국채금리 차이는 두 국가간 통화쌍 추세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금리가 높은 국가는 더 높은 국채금리 수익률을 희망하는 투자자들을 더 많이 끌어들이게 됩니다. 고금리통화는 자본유입을 끌어들이게 되며, 반면 저금리통화 보유에 대한 기회비용이 상승하게 됩니다. 따라서 고금리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자금 유입을 끌어들이게 되고, 해당국 통화의 가치는 상승하게 됩니다.
하단의 사례를 보시면 금리가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올해 2월에는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상당히 상승해 3월 18일자로 1.7%선을 돌파했고, 추후 2021년 3월 30일에는 지난 2020년 1월 당시의 전고점을 돌파했습니다. 동일 시기 동안 미국 달러 인덱스 또한 이 추세를 따라서 93포인트 고점을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장기 국채금리의 엄청난 상승에도 불구하고 단기 국채금리는 별다른 변동이 없었습니다.이에 따라 장기/단기 국채금리 사이의 스프레드가 넓어졌고, 이는 경제성장률 상승과 인플레이션율 상승 가능성이 높아짐을 시사했습니다.
올해 유로화의 추세는 달러화 추세에 비해 약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현상의 주요 원인은 미국경제의 회복세가 유로존 회복세보다 빨랐기 때문이며, 그 격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높은 투자자들이 많을수록 미국 국채금리는 독일 국채금리보다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금리 상승은 미 달러 수익률을 가속화하고, 유로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강화해줍니다.
또다른 사례로는 집값 상승을 잡으려는 뉴질랜드 정부의 액션을 꼽을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으로 인해 현지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긴축 통화정책은 뉴질랜드 국채 금리를 10bp만큼 감소시켰으며, 미 달러 대비 뉴질랜드달러의 환전 가치를 떨어뜨렸습니다. 결과적으로 키위달러(뉴질랜드달러)는 하루만에 2.4%가 넘게 빠졌습니다.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
외환시장뿐 아니라 미 국채금리 또한 여타 시장들과 긴밀한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국채금리가 통화정책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는 만큼, 연준위의 목표금리는 국채 수요에 영향을 미칩니다. 저금리 현상은 미국 주식 수요를 상승시키며, 고금리 현상은 미국 주식 수요를 하락시킵니다. 주식 수요가 낮으면 낮을수록 금리는 높아집니다. 때문에 국채금리 시장 추세를 분석할 때에는 연준위 정책을 선행지표로 간주합니다. 현재 증권시장 차원에서 분석하기를 연준위가 내년에 금리를 조기 인상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만큼, 자연스레 미 국채금리는 신고점을 기록했습니다.
한편, 국채금리는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지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주식시장이 상승장일 때에는 국채 가격은 하락합니다.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위해 리스크 감내수준을 높이기 때문이죠. 반면, 금리가 상승할 때면 주식이나 여타 고위험 투자수단보다는 국채의 매력지수가 높아지게 됩니다.
명목금리 상승은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하지만, 실질금리 상승은 그렇지 않습니다. 고인플레이션 환경에서의 금리 상승은 주식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금리 상승에 대한 각 섹터별 대응은 제각각입니다. 예를 들면, 시황산업은 금리 상승기에 실적이 좋습니다. 왜냐면 시황산업은 경기전망과 정비례 관계이기 때문이죠. 반면, 경기방어주는 경기전망과 반비례 관계를 보입니다.
금값에 미치는 영향
비록 미국 국채금리와 금값은 주식시장과 반대로 흐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채금리와 금값이 상호 양의 상관관계를 지닌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국채와 금값은 헤징적 특성을 지닙니다. 이로 인해 금값과 국채금리는 서로 음의 상관관계를 보입니다.
국채금리가 치솟거나 금리가 상승하면 이는 금값에는 악재로 작용합니다. 금은 금리가 없는 자산이기 때문이죠. 또한, 부채금리 상승 또한 달러 상승으로 이어져 금값에 압박을 줍니다. 올 3월 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최근 1년 이상의 기간에 대한 신고점을 달성했을 때, 현물 금값은 중요 저항선인 1700달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반대로, 다른 시각에서 살펴보면 금리 상승은 경기 호황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이같은 기대감은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금 투자는 인플레이션 헤징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 금값에 완전히 악재로 작용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만일 미래의 인플레이션이 시장 공포를 유발한다면, 금에 대한 투자 매력은 다시금 상승하게 될 테니까요.
유가에 미치는 영향
에너지 가격과 국채금리 추세는 한 국가의 경제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앞서 서술했듯 경기 호황기에는 국채금리가 상승하게 됩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살펴보면, 경제성장 전망이 낙관적일 때 혹은 크루드오일 수요가 낙관적일 때에는 크루드오일 가격이 상승하게 됩니다. 따라서 경제전망과 크루드오일 사이의 가격 상관관계는 경기순환의 영향을 받으며, 양의 상관관계를 보입니다.
한편, 인플레이션 전망 또한 크루드오일 가격에 영향을 미칩니다. 과거 가격추세를 살펴보면 전년대비 유가상승률은 미국 CPI (인플레이션) 성장률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크루드오일 가격 상승은 그 자체로도 인플레이션 전망을 가속화하며, 명목 국채금리를 상승시키고 국채가격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때문에, 유가 및 인플레이션은 상호 상관관계로 인해 올해 초부터 종종 함께 묶어서 분석에 활용되곤 합니다. 또한, 3월 유가의 강한 반등 현상은 국채금리 상승과 동반되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물론 미국 국가부채 뿐만 아니라 주요 크루드오일 수출국(예: 캐나다)의 국채금리 추이, 유가, 기타 원자재 수출국(예: 호주) 등의 상관관계도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만일 인플레이션 전망과 여러 국가의 국채금리 전망이 높거나 추가 상승 기미가 보인다면, 유가 또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일 것이기 때문이죠. 또한 미국 금리 상승은 미국 달러의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미국 달러의 강세는 원자재 가격의 전반적인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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