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외환시장은 근 수십년 중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미국달러와 상대통화쌍을 이루는 통화들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인해 달러 대비 하락을 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상승은 연준위로 하여금 지속적인 금리인상을 감행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EU와 영국은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를 따라가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유로화와 파운드화의 가치는 대대적으로 평가절하되고 있습니다.
EUR/USD는 근 20년치 저점을 뚫고 내려갔으며, 오늘자 아시아 개장시간 동안 $1.0037 신저점을 형성했습니다. 유럽 경제는 에너지 섹터의 고물가 현상으로 인해 의심의 여지 없이 불황의 낭떠러지에 겨우 발을 걸치고 있습니다. 유럽 내에서의 에너지 비용은 상당히 급등했고, 특히 러시아 노트스트롬 제1 가스 파이프라인이 수송관 단기 점검을 사유로 폐쇄됨에 따라 에너지 비용 상승의 정도는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고인플레이션의 고통으로 인해 EUR/USD는 하방추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달러가 단위당 유로화의 가치를 따라잡을 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러 애널리스트들은 이같은 현상이 조만간 실제로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국경제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파운드화 환율은 현재 $1.186를 기록하며 근 수십년 중 가장 낮은 환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재앙으로 인해 영국 소매판매 수치는 전례없는 수준으로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으며, 심지어 코로나 팬데믹 시절보다도 심각한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으며, 소매판매 매출은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재화와 서비스 물가는 근 40년 중 최고점을 달리고 있습니다. 5월 인플레이션율은 9.1%를 기록했습니다.
아시아 또한 이같은 현상으로부터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상하이를 필두로 한 중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다가오는 불황에 대한 공포심, 그리고 코로나-19 전파로 인한 잠재적 락다운 우려 심리로 인해 경제성장 둔화 현상이 발생했고, 이는 호주달러/미국달러(AUD/USD) 환율에 파급효과를 미쳐 26개월치 저점인 $0.6713를 형성했습니다. 투자자들은 AUD/USD의 추후 지지선을 판단하기 위해 내일자로 발표될 고용변화 리포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국 연준위 정책입안자들은 4월부터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취해옴으로써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견제하려고 노력했지만, 이는 별다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타 통화들 대비 미국달러의 가치는 상승했으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견제가 어느 정도의 진전을 보이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거시경제 리포트의 예시를 들자면, 오늘자로 발표될 예정인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리포트를 꼽을 수 있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물가를 나타냅니다. 이 CPI 리포트는 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데 있어서 자타공인 가장 정확한 수치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의 전년대비 인플레이션율은 6월에 6.8%로 상승했으며, 5월에는 6.6%였습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율의 둔화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지난 금요일에 견고한 고용수치 데이터가 발표된 미국에서라도 말이죠. 비농업고용지수 실업률 변화는 6월에 37.2만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시장 예측치인 26.8만보다 훨씬 높은 수치입니다. 물론 이는 지난번 실수치인 38.4만보다는 줄어든 수치입니다. 실업률은 안정적인 3.6%선을 보였습니다.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율 속에서도 시간당 임금에는 개선세가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지난번 수치인 5.3%보다 하락한 5.1%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CPI 데이터는 오늘자로 발표될 예정이며, 이는 연준위가 7월에 또다시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감행할지를 결정해줄 것입니다.
현재 전월대비 CPI 예측치는 1.1%이며, 참고로 지난번 수치는 1.0%였습니다.
CPI 데이터가 EUR/USD 및 GBP/USD에 미칠 영향은?
투자자들은 종종 실제 결과값이 드러나기도 전에 선제적으로 시장을 예측해 행동을 취하곤 합니다. 이는 오늘자 아시아 개장시간 동안 EUR/USD와 GBP/USD가 갑작스럽게 하락한 이유를 설명해줄 수 있겠습니다. 투자자들은 오늘자로 발표된 CPI 데이터에서 나타난 인플레이션율 상승세로 인해 공포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연준위가 지난번 금리회의에서 밝혔던 바처럼, 이번 인플레이션율이 상승세로 나타난다면 7월에 또다시 75bp 금리인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오늘자 CPI 리포트 수치가 높게 나타난 만큼, EUR/USD와 GBP/USD에는 대대적인 하방추세가 찾아올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