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통계청에서 어제자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영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 10.1% 상승했으며, 이는 6월 당시의 전년대비 상승치인 9.4%에 비해 0.7%p 오른 수치입니다. 참고로 기존의 7월 예측치는 9.8%였습니다.
에너지, 식료품, 주류, 담배 가격을 통계에서 제외하는 데이터인 근원 인플레이션율은 7월에 6.2%로 상승했고, 참고로 6월의 수치는 5.8%였습니다.
한편, 그 와중에 대대적인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의 인플레이션율은 상당히 둔화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영국 인플레이션율은 여전히 상방추세를 유지했고, 마침내 7월에 두 자리수인 10.1%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영국의 인플레이션율이 단순히 에너지 가격 상승 측면을 뛰어넘었고, 식료품을 비롯한 다양한 요소들에 깊에 침투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영국 인플레이션율 그래프 (~2022년 7월)
출처: 영국 통계청
영국 인플레이션율의 급등은 그간 7월에 에너지 가격이 하락했다는 점을 사유로 들며 인플레이션율 둔화를 예측했던 애널리스트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이같은 리포트 발표는 영국 경제에 불황이 임박했다는 공포감을 더욱 심화시켰습니다.
영국은행의 몇 차례에 걸친 금리인상은 아직까지 영국경제에 별다른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말인즉슨 영국의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보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함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수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캐나다은행에서 얼마 전에 100bp 금리인상 결단을 내렸던 것과 마찬가지로 영국은행도 100bp 금리인상을 해야지만 비로소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나딤 자하위(Nadhim Zahawi) 영국 재무장관은 ‘높은 에너지 가격으로 인해 초래된 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키기 위해 영국정부가 노력 중이며, 인플레이션율이 억제될 때까지 정부 차원의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임을 밝혔습니다.
영국 인플레이션 리포트에 따르면 영국의 물가상승은 유가 이외의 분야에서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식료품 가격은 2008년 이래로 최고 수준인 12.6%만큼 인상되었습니다.
호텔 숙박료는 7월에 9% 상승했으며, 이는 최근 30년 중 최고 수준의 인상률입니다. 소매가격은 12.3% 상승했으며, 이는 1981년 이래 최고 수준입니다.
영국은행은 아직까지도 고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을 에너지 가격 상승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만약 현 추세가 지속된다면 예상보다 일찍 영국이 불황에 접어들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이같은 고인플레이션율 속에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추후 몇 개월간 영국 인플레이션율이 둔화될 가능성을 파악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가능성은 최근 영국 공장에서의 생산비용이 하락한 상황 속에서 제기되었습니다. 영국 공장의 생산비용 비중은 6월 24.1%에서 7월 22.6%로 하락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경제 전문가들은 전세계 원자재 공급물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는 특히 영국에서의 인플레이션율 상승 억제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영국 인플레이션율이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으며, 영국의 가정용 전기료가 추가 상승하는 한 인플레이션율은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영국경제는 높은 에너지 비용으로 인해 장기화된 불황을 겪게 될 수 있겠습니다. 만약 이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소비자 지출은 더욱 하락하고, 낮은 수요로 인해 산업계의 생산성 또한 저하될 수 있습니다. 영국은행은 영국 인플레이션율이 10월에 13.3%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비록 근로임금이 4.7%나 인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생계비용 상승률이 오히려 임금상승률을 초월한 상태입니다. 지난 2년간 영국 내에서의 재화와 서비스 물가가 거의 2배 상승하며 가계소득은 오히려 쪼그라든 상황입니다.
영국의 고인플레이션은 영국은행이 할 일을 더욱 늘려놓았습니다. 영국은행이 인플레이션율 목표치를 2%로 설정했으나 7월 인플레이션율이 높은 수치를 보인 만큼, 영국은행이 현 목표치의 절반이라도 달성하려면 보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진행할 것임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영국은행은 인플레이션율 억제를 위한 긴축 통화정책 차원에서 어느덧 6회 연속 금리인상을 진행했습니다. 영국은행은 처음 5개월 동안은 25bp 금리인상세를 유지했으나, 6월에는 50bp 인상으로 금리인상을 가속화했습니다. 7월에는 인플레이션율이 더욱 높아진 만큼, 영국은행은 9월 회의 때는 금리인상세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과도한 금리인상을 진행할 경우 부작용으로 초래될 수 있는 불황의 가능성 또한 영국은행이 극복해야 할 난관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영국 고인플레이션율이 파운드화에 미칠 영향은?
영국의 고인플레이션율은 9월 통화정책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파운드화(GBP)에 단기적 매수세를 초래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영국의 기준금리는 미국의 기준금리보다 낮은 만큼 투자자들은 파운드화보다는 미국달러 투자에 더욱 매력을 느낄 것입니다. 영국과 미국은 둘 다 9월에 금리를 또다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긴축 통화정책 상황에서 두 국가 중 보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결정하는 국가가 상대적인 통화가치 지배력을 얻게 될 것입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2.5%이며, 영국의 기준금리는 1.75%입니다.
투자자들은 어떤 통화에 투자할지를 결정하기에 앞서 통화간의 금리 차이에 상당히 신경을 쓰곤 합니다. 이는 그간 미국달러가 타 통화들 대비 훨씬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 속에서 GBP/USD 통화쌍이 왜 그렇게 상당한 하방추세를 타고 있었는지를 설명해주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트레이더분들은 주요 통화쌍에 존재하는 금리 차이 일체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고, 인플레이션 리포트가 발표될 때마다 적절한 포지션을 취하시기를 권고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