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적 조정을 받지 않는 연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3월 수치가 오늘밤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시장에서는 공통적으로 CPI 8.5%를 예측하고 있으며, 이는 과거 7.9%보다 높아진 수치입니다. 만약 실제 발표치가 시장 예측과 일치하게 될 경우 CPI는 1982년 1월 이래로 첫 8%선 돌파를 하게 됩니다. 전례없는 소비자물가지수 상황 속에서, 시장에서는 연준위가 보다 강경한 정책을 통해 물가를 안정시킬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편,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연준위가 금리를 50bp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CPI는 언제 하락할 것인가?
현재 CPI가 지속 상승하는 주요 원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입니다. 러-우 전쟁은 원자재값 상승을 초래했고, 이는 3월 미국 CPI의 지속적인 급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최근들어 전세계 농산품 가격 대부분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밀 수출을 예로 들면 러시아는 세계 1위, 우크라이나는 세계 6위 밀 수출국입니다. 러-우 두 국가를 합하면 전세계 밀 공급량의 30%를 차지하게 됩니다.
최근들어 미국의 전략비축유 시장공급을 비롯한 다양한 이유로 국제유가가 어느정도 잡힌 상황입니다. 물론 이 덕분에 미국의 고유가 현상이 안정화될지도 모르지만, 여전히 불확실성 요인들이 많이 도사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만약 대러시아 제재가 강화된다면 유가는 다시 반등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시장참여자들은 현재의 유가 하락세가 그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유가 상승과 원자재 가격 상승뿐만 아니라, 시장에서는 미국 서비스업계 가격 상승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3월 미국 ISM 비제조업지수는 58.3으로 나타났으며, 기존 3월 예측치는 58.6이었고 2월 수치는 56.5였습니다. 미국에서 코로나 관련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3월 서비스 업계는 반등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 서비스업계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크나큰 격차가 존재하는 실정입니다. 에너지, 연료 및 기타 원료 가격 급등으로 기업들은 노동력 유치를 위한 임금 상승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업 운영비가 급등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서비스업 가격이 상승하게 되어 업계 비용이 전례없는 고점을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 CPI가 현재 고점인지 아닌지에 대해 의견이 상당히 갈리게 되었습니다. 일부 시장참여자들은 연준위가 현재 취하고 있는 강경적 기조를 보면 CPI가 아직까지 피크를 달성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더욱이 CPI 성장 모멘텀은 당분간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미국 CPI 밸류가 아직까지 최고점을 달성하지는 않은 것으로 예측됩니다. 반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인플레이션이 3월에 피크를 찍고 추후 점차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주식, 최근들어 하방압박을 받게 될수도
다만 CPI가 만약 8%를 돌파한다면 연준위가 더욱 큰 정책압박을 받게 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는 국채매입 규모와 추후 금리인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급등에 불을 붙이는 만큼, 시장에서는 연준위가 근 30년 동안 가장 공격적인 긴축통화정책을 도입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통화시장의 트레이더들은 연준위가 올해 말까지 금리를 225bp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준위가 올해에 금리회의를 6차례 진행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만약 연준위가 매 회의 때마다 금리인상을 발표하게 될 경우 도합 225bp 금리인상을 가정하면 50bp 인상은 3차례, 25bp 인상은 3차례 진행될 것으로 풀이됩니다.
시장에서는 연준위가 긴축 통화정책을 계속 이어나갈 것으로 보는 만큼, 미국 주식시장은 단기적인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CPI가 마침내 8%를 돌파할 경우 미국 국채금리가 추가 급등할 수 있으며, 이는 금리에 민감한 미국 기술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CPI 발표는 기술주에 새로운 변동성을 촉발할 수 있습니다.
반면, 시장에서는 연준위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추후 은행주 실적에 호재로 작용할 것입니다. 은행들은 이번달에 1분기 금융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애널리스트들은 은행주 1분기 수익이 작년동기 대비 35% 하락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은행주에 있어 실적은 투자자들이 필수적으로 고려하는 요소이며, 실적이 별로일 경우 이는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것입니다. 크루드오일, 원료, 원자재, 서비스 가격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1분기에 모두 상승세를 보였고, 이같은 요소는 미국 기업들의 1분기 실적에 크나큰 압박으로 작용했습니다. 미국 주식들이 추가 압박을 받고 있는 만큼, 현 상황은 추후 몇 개월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